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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제 목
큰 부자는 하늘이 만들고 작은 부자는 아내가 만든다
내 용
남자들은 무더운 여름에 두꺼운 겨울 코트를 사는 여자들의 소비 심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 혼수를 사러 온종일 함께 다니다가 종국에는 다투고 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반적으로 남자란 버스 정류장을 찾기보다는 어디서고 손을 들어 손쉽게 택시를 잡아타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기억해두어라. 푼돈 조금 아끼면서 스타일 구길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그들을 부자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여자라는 것을.
재산을 모으기 위해서는 혼자 사는 것보다 결혼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제이 자고르스키 박사가 <사회과학저널>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의하면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재산이 미혼이나 이혼자들에 비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41세에서 49세 사이에 있는 9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결혼을 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재산을 93% 정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또한 이들의 재산이 매년 평균 16% 정도씩 늘어난 반면 독신이나 이혼자들의 재산은 각각 8%와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물론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해서 펼친 부채 모양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여러 개의 통장을 가진 남자도 있고, 마음에 드는 가방을 발견하면 한 달 치 월급을 몽땅 털어서라도 손에 넣고 마는 여자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규모 있는 가정 경제를 운영하는 능력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뛰어나다. 남자는 물건의 가격이나 주머니 사정을 따지기 전에 일단 사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담배나 맥주 가 몇 백 원 올랐다고 해서 주춤하는 법 없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다 취기가 적당히 올라 기분이 좋아지면 앞뒤 재지 않고 카드를 내놓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자들은 어떤가. 같은 물건을 몇 백 원이라도 비싸게 샀다면 주저 없이 환불하고, 집요할 정도로 물건 가격을 흥정하는 것이 그들이다.
재테크 전문가인 조흥은행의 김은정 씨가 펴낸 <부자아빠는 아내가 만든다>에도 남자보다 여자가 자산 관리를 하는 가정이 재산을 더 많이 모은다는 설문 결과가 담겨 있다. 은행원 6백 명 중 총자산이 4억원 이상인 1백45명 가운데 남편이 관리하는 경우는 64명이었던 데 비해 아내가 관리하는 경우는 81명이었다. 한편 결혼 10년차 이상이면서 총자산이 1억원 이하인 22명 중 남편이 돈 관리를 하는 경우는 14명으로, 아내가 하는 경우(8명)보다 많아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또 집 장만에 성공한 3백11명 가운데서도 역시 아내가 돈 관리를 맡은 경우는 1백80명으로 남편이 하는 경우(1백31명)보다 많았지만, 결혼 후 10년이 지나도 집을 마련하지 못한 39명 중 남편이 돈을 관리하는 경우는 23명으로 아내가 하는 경우(16명)보다 많았다.
영국 사회경제학연구소(ISER) 연구팀은 전업주부인 아내를 둔 기혼남이 같은 직급의 독신남보다 3% 가량 돈을 더 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근로자부터 전문직에 이르는 다양한 직종의 남성 3천5백여 명의 시간당 임금을 분석한 결과이다. “결혼을 한 남성은 자신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요리, 빨래 같은 집안일을 챙겨주는 아내가 있으면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런 사람은 높은 임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라고 연구에 참가한 노동 경제학자 마크 테일러는 말한다.
비단 물리적인 도움을 받는 여부를 떠나 아내와 가족의 존재는 남자들의 심리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끝없는 회의와 자료 준비, 직장 상사와 동료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회사를 박차고 나오지 않고 기꺼이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모 피로회복 음료 광고에도 나오듯 야근으로 지치고, 회의 때 질타를 받다가도 아내의 영상 편지만으로도 삶의 에너지와 열정을 얻게 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남자가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것도 결국은 자신의 반쪽을 위한 것. 부자를 꿈꾸는 것과 결혼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두 개의 톱니바퀴 같은 관계가 아닐까.
